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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철학(인공지능)

24. AI와 의사소통의 윤리 | 대화하는 기계, 이해하는 인간

공명(Resonance) 2025. 10. 29. 15:23

AI와 의사소통의 윤리 AI는 인간의 언어를 분석하고 감정을 모사하지만, 이해하지는 못한다. 트랜스포머와 강화학습을 기반으로 한 AI 대화 기술의 원리와 의사소통의 윤리를 탐구한다.

 

AI와 인간의 의사소통을 표현

 

AI 언어 이해의 기술적 기반

AI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의 구조에 있습니다. 이 모델은 트랜스포머(Transformer)라는 신경망 기술을 사용해, 단어의 순서를 넘어 문맥 전체를 분석합니다. 각 단어는 ‘벡터(수치)’로 변환되어, 문장 속 의미적 관계가 수학적으로 표현됩니다. 이렇게 생성된 언어 벡터는 문장의 의미를 확률적으로 예측하게 하고, AI는 가장 가능성 높은 단어를 선택해 자연스러운 문장을 만듭니다. 그러나 이 과정은 이해가 아닌 계산의 결과일 뿐입니다. AI는 언어의 감정적 깊이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합니다.

 

 

AI 대화 모델의 학습과 한계

AI는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RLHF, Reinforcement Learning from Human Feedback)을 통해 문장의 품질을 개선합니다. 사람의 평가를 통해 ‘더 적절한 표현’을 학습하는 구조입니다. 이로써 AI는 질문에 감정적으로 반응하거나, 상황에 맞는 어조를 선택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예컨대 ChatGPT는 사용자의 문체를 인식해 답변을 조정하고, 의료 상담 AI는 환자의 질문을 정서적으로 완화된 표현으로 바꾸어 전달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이해’가 아니라 ‘보상 최적화’에 불과합니다. AI는 감정을 느끼지 않으며, 진정성 있는 공감을 생성하지 못합니다.

 

 

 

철학이 말하는 대화의 본질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대화를 ‘진리를 낳는 산파술’이라 했습니다. 그는 언어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비추고, 스스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러나 AI의 언어는 사유의 결과가 아닙니다. 그것은 패턴을 재조합한 확률적 계산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언어는 논리와 감정, 그리고 덕성을 함께 포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AI는 논리를 다루지만, 감정과 덕성은 계산의 범위를 벗어납니다. 피타고라스는 “말은 영혼의 수학이다”라 했습니다. 언어가 인간의 내면과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의미가 완성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AI의 언어는 영혼 없는 수식일 뿐입니다.

 

 

 

AI 의사소통의 실제 응용 사례

AI 언어모델은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의료 분야에서는 GPT 기반 상담 시스템이 환자의 증상을 요약해 의사에게 전달하고, 법률 분야에서는 방대한 판례 데이터를 요약해 법적 근거를 제시합니다. 또한 음성 비서나 고객 상담 챗봇은 실시간 감정 분석 기능을 통해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대화는 점점 형식화됩니다. 데이터 기반 대화는 빠르지만, ‘이해의 깊이’가 사라집니다. AI는 정확히 말하지만, 왜 그렇게 말하는지 모릅니다.

 

 

 

결론 | 기술과 윤리의 균형

AI는 언어를 예측할 수 있지만, 의미를 체험할 수는 없습니다. 기술의 정교함이 윤리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의사소통의 본질은 정확성이 아니라 이해의 의지에 있습니다. AI가 대화를 완성할수록, 인간은 ‘듣는 철학’을 되찾아야 합니다. 기술의 시대에도 대화의 중심은 인간이어야 합니다. 기계는 빠르게 말하지만, 진심은 느리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AI에게 언어를 가르치고 있지만, 정작 인간다운 대화를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