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은 울림으로 완성된다.

공명(Resonance)은 철학과 우주, 그리고 데이터를 잇는 지식 블로그입니다. 정보는 단순한 사실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울림입니다. 이곳에서 당신의 생각은 새로운 파동이 됩니다

철학·우주·데이터를 잇는 블로그 공명 정보가 감정과 사유로 울리는 곳

AI와 철학(인공지능)

22. AI와 정보 과부하의 시대 | 지식(앎)의 무게

공명(Resonance) 2025. 10. 17. 12:01

AI와 정보 AI는 정보를 가속하면서 동시에 정리합니다. 한병철의 사유를 바탕으로, 과잉 데이터 시대에 의미를 지키는 기술과 철학을 탐구합니다.

AI(인공지능)로봇과 사람이 앞을 가리키며 향해 가는 이미지

 

 

지식의 홍수, 이해의 결핍

오늘날 우리는 정보가 폭발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매 순간 수백만 건의 게시글과 영상이 쏟아지고, AI는 그 중심에서 수집하고 분류하며 다시 배포합니다. 그러나 풍요는 곧 피로로 이어집니다. 인간의 인지 속도는 일정하지만, 데이터의 증가는 기하급수적입니다. 그 간극에서 우리는 인지 과부하에 빠집니다. 끊임없는 자극은 집중을 분산시키고, 앎은 깊이를 잃어버립니다. 이제는 ‘모른다’가 아니라 ‘너무 많이 안다’가 문제입니다.

 

 

알고리즘의 역설 — 질서 속의 혼돈

AI는 정보를 정리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동시에 새로운 혼돈을 낳습니다.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행동을 강화학습으로 분석하고, 더 오래 머물게 할 콘텐츠를 제시합니다. 무작위는 줄지만 다양성도 사라집니다. 다른 관점은 희미해지고, 동일한 생각만 되풀이됩니다. 정보는 의미보다는 반응성에 따라 정렬되고, ‘깊이’보다 ‘속도’가 우선됩니다.

“성과사회는 모두가 스스로를 착취하는 사회다.” — 한병철

우리는 더 많이 소비하지만 덜 만족하고, 더 자주 연결되지만 더 고립됩니다. 알고리즘은 질서를 세우는 듯하지만, 결국 피로를 조직화합니다.

 

 

AI의 해독 능력 — 요약과 의미의 압축

아이러니하게도, AI는 이 혼돈을 해결하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대형 언어모델(LLM)은 장문의 문서를 요약하고, 지식 증류(Knowledge Distillation)를 통해 핵심 의미를 압축합니다. 의미 검색(Semantic Search)멀티모달 임베딩은 텍스트와 이미지를 하나의 맥락으로 통합해 ‘정보의 밀도’를 낮춥니다. 이렇게 AI는 인간의 인지 부담을 줄이고, 사고의 여백을 회복시키려 합니다.

“정보는 진리가 아니다. 많이 알수록, 덜 이해하게 된다.” — 한병철

AI는 진리를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인간이 다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소음을 정리할 뿐입니다.

 

 

성찰 — 정보에서 통찰로

이 시대의 과제는 더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버릴지를 아는 것입니다. AI는 우리에게 ‘앎의 윤리’를 되묻습니다. 축적이 아닌 선택, 반응이 아닌 성찰. 모든 진실이 클릭을 두고 경쟁할 때, 지혜는 의도적 무지에서 시작됩니다. 어쩌면 AI의 진정한 목적은 인간의 지식을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침묵 속에서 사고를 되찾게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정보를 다루는가, 아니면 정보가 우리를 다루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