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은 울림으로 완성된다.

공명(Resonance)은 철학과 우주, 그리고 데이터를 잇는 지식 블로그입니다. 정보는 단순한 사실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울림입니다. 이곳에서 당신의 생각은 새로운 파동이 됩니다

철학·우주·데이터를 잇는 블로그 공명 정보가 감정과 사유로 울리는 곳

AI와 철학(인공지능)

54. AI와 자유 의지 | 선택은 누구의 것인가

공명(Resonance) 2025. 11. 19. 22:08

AI와 자유 의지 는 인간의 선택이 기술에 의해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탐구합니다. 예측 모델, 대화 유도 논란, 그리고 자유 의지의 철학적 조건을 분석합니다. AI는 우리의 선택을 예측할 수 있지만, 대신 선택해 줄 수는 없다.

교차로에 선 인간의 AI와 인간의 자유의지중 선택의 순간을 표현한 이미지

 

 

우리가 원하는 선택은 정말 우리의 것인가

AI가 대화의 흐름을 예측하고, 우리의 취향을 파악하며, 다음 행동을 정확히 맞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추천 알고리즘은 우리가 무엇을 볼지, 무엇을 살지, 누구를 만날지까지 결정하는 듯 보입니다. 그래서 질문은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우리는 여전히 자유롭게 선택하고 있는가?”

 

 

 

AI 예측 모델의 구조 — 자유 의지가 아닌 확률의 문제

딥러닝의 예측 원리

AI는 사용자의 과거 기록, 언어패턴,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높은 확률의 반응을 제시합니다. 여기에는 의도나 판단이 아니라 단순한 확률적 최적화(probabilistic optimization)가 존재할 뿐입니다. 즉, AI의 예측은 “미래를 아는 것”이 아니라 “패턴을 계산하는 것”입니다.

AI가 답을 유도한다는 논란의 핵심

일부에서는 “AI가 사용자의 생각을 유도한다”는 불신이 제기됩니다. 그러나 실제로 언어모델은 사용자의 의도 가능한 범위 중 가장 자연스러운 문장 흐름을 선택하는 구조입니다. 이는 ‘조작’이 아니라 문맥 예측입니다. 문제는 AI가 정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사용자가 기대하는 답과 비슷한 패턴을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즉, AI는 생각을 “주입”하지 않지만, 사용자가 이미 가진 패턴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점이 사회적 오해를 만들고, 때로는 “내 선택이 내 것이 아닌 것 같다”는 불안을 유발합니다.

 

 

 

철학적 시선 — 자유 의지는 어떻게 성립하는가

스피노자: 자유란 ‘필연성을 이해하는 것’

스피노자는 자유를 “원인을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선택을 하는 순간, 그 배경에는 수많은 원인과 조건이 존재합니다. 이를 이해하고 인식하는 주체라면, 선택은 여전히 자유입니다. AI가 선택의 방향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그 선택에 대한 이해책임은 인간에게 남아 있습니다.

실존주의의 관점 — 선택은 인간의 본질

키에르케고르와 사르트르는 인간은 선택을 통해 스스로를 규정한다고 보았습니다. 선택이 인간이고, 책임이 존재의 근거입니다. 그렇다면 AI가 우리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순간에도 마지막 판단을 내리는 것은 여전히 인간입니다. AI는 도구이고, 인간은 선택하는 존재입니다.

 

 

 

사례 — 기술이 선택을 바꾸는 실제 상황들

  • 추천 알고리즘: 넷플릭스·유튜브는 사용자의 시청 패턴을 분석해 선택을 ‘축소’시키는 경향이 있음. 그러나 최종 선택은 사용자 스스로 결정.
  • 대화형 AI: 사용자의 질문 의도를 예측해 답을 구성하지만, 사용자의 반응·재요청·수정 의도를 통해 대화는 항상 인간이 주도.
  • 전자상거래 모델: 개인화된 추천으로 구매를 유도하지만, 의무성이 없기에 ‘선택이 강요된다’고 말할 수 없음.

이 사례들은 AI가 선택을 ‘형성할 수는 있어도’, 결정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자유 의지는 약해지지 않았다

AI는 우리의 선택을 예측하고, 때로는 방향을 제시하지만, 선택의 마지막 순간은 인간에게 남아 있습니다. 자유 의지는 외부의 영향을 제거했을 때가 아니라, 외부의 영향을 인식하고 선택하는 능력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기술은 인간을 제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간이 자신의 선택을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드는 새로운 거울이 됩니다.

AI가 당신을 대신해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 당신의 선택을 비추는 또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줄 뿐입니다.

 

 

 

참고: Spinoza 『Ethics』, Kierkegaard 『Either/Or』, Sartre 『Being and Nothingness』, Algorithmic Personalization Studies (MIT, Meta AI), Large Language Model Interaction Pap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