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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철학(인공지능)

39. AI와 의료의 경계 | 진단 정확도와 인간의 판단

공명(Resonance) 2025. 11. 6. 09:35

의료 AI는 정확도를 높였지만, 설명가능성과 책임의 문제가 남습니다. 기술과 철학이 만나는 의료의 경계를 살피며, 인간의 판단이 가진 의미를 탐구합니다. 기계가 생명을 진단하는 시대, 인간의 판단은 어디에 있는가.

의사와 AI 홀로그램이 함께 의료 스캔을 분석하는 병원 장면.

 

 

의학이 기계를 만날 때

인공지능이 의학에 도입되자 진단의 정확도는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AI는 인간의 시야를 넘어 폐 결절, 망막 질환, 초기 암의 신호까지 찾아냅니다. 그러나 모든 예측은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집니다. “정확하다는 것이 곧 돌봄을 의미하는가?” 미래의 병원은 데이터로 가득 차겠지만, 치유는 계산이 아니라 양심에서 비롯됩니다.

 

 

 

의료 AI의 핵심 기술

오늘날의 의료 AI는 합성곱 신경망(CNN)비전 트랜스포머(ViT)를 기반으로 합니다. 이들은 X-ray, CT, MRI 같은 의료 영상을 학습하며 질병의 확률적 패턴을 모델링합니다. 최근에는 영상 데이터뿐 아니라 유전체 정보전자의무기록(EHR)을 함께 학습하는 멀티모달(Multi-Modal) 모델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데이터셋이 완전한 것은 아닙니다. 학습 데이터가 다양성을 잃으면 AI는 특정 인종·연령·성별 집단에서 부정확한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정확성이 불평등으로 전이되는 순간이죠. 이 때문에 EU AI Act미국 FDA의 SaMD(Software as a Medical Device) 가이드라인은 설명가능성, 리스크 보정, 사후 모니터링을 강조합니다.

 

 

 

판단의 철학: 책임의 윤리학

AI가 진단을 제시할 때,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칸트는 도덕성의 본질을 의지의 자율성에서 찾았습니다. 즉, 윤리적 판단은 계산이 아니라 의도적 행위에 기반합니다. 공자는 “仁(인)”을 인간의 판단 근거로 보았습니다. AI는 진단할 수 있지만, 배려(仁)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의사는 단순한 감독자가 아니라 데이터와 생명 사이의 해석자로 남습니다. 기계가 확률을 말할 때, 인간은 의미를 해석해야 합니다.

 

 

 

정밀함 속의 연민

AI는 진단의 속도와 정확도를 높였지만, 의학의 최종 목표는 질병의 발견이 아니라 사람의 회복입니다. 의료의 미래는 협력 위에서 완성될 것입니다. 설명하는 알고리즘, 경청하는 의사, 속도보다 안전을 중시하는 제도가 그것입니다. 진정한 치유는 정밀함과 더불어 존재의 따뜻함을 필요로 합니다. AI가 이미지를 본다면, 인간은 그 안의 사람을 봅니다.

 

 

참고: EU AI Act, FDA SaMD 가이드라인, CNN·Vision Transformer 기반 의료영상 분석 연구(2023), Kant 『실천이성비판』, Confucius 『논어』 관련 2차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