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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철학(인공지능)

40. AI 감정의 코드 | AI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가

공명(Resonance) 2025. 11. 7. 09:29

AI 감정의 코드, 감정 인식 인공지능은 표정·음성·생체 신호를 측정하지만, 이해와 공감은 다른 문제입니다. 기술 구조와 철학을 함께 살피며 인간 감정의 깊이를 묻습니다. AI는 눈물의 양을 측정할 수 있지만, 그 의미를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인간형 AI가 홀로그램 심장을 만지는 이미지

 

 

감정을 느끼는 기계?

이제 인공지능은 사람의 미소, 목소리의 떨림, 심박의 변화를 인식합니다. 이 분야는 감정 인식 인공지능(Emotion AI) 혹은 정서 컴퓨팅(Affective Computing)이라 불리며, 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감정을 해석하려는 시도입니다. 그러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패턴을 식별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의미의 세계로 들어가는 일입니다. AI는 슬픔을 감지할 수는 있지만, 공감을 할 수는 없습니다.

 

 

감정 인식의 기술적 구조

현대의 감정 인식 시스템은 안면 행동 부호화 시스템(FACS), 음성 신호 분석, 생체 신호 센싱을 통합합니다. 카메라는 얼굴의 미세 표정 변화를 추적하고, 음성 알고리즘은 높낮이·세기·리듬을 분석하며, 웨어러블 기기는 ECG(심전도), EEG(뇌파), GSR(피부 전도 반응) 등의 지표를 수집합니다. 딥러닝 모델은 이들을 종합하여 기쁨·두려움·분노·중립 등 정서 상태를 분류합니다. 이미 콜센터, 교육, 헬스케어 등에서 집중도나 스트레스 평가에 활용되고 있지만, 감정은 본질적으로 맥락적입니다. 같은 미소도 기쁨, 풍자, 감춤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AI는 신호를 읽어낼 수 있으나, 맥락과 의도를 놓칠 위험이 있습니다.

 

 

감정의 철학: 데이터와 깊이 사이

스피노자는 감정(affectus)을 인간의 행위 능력을 증대하거나 감소시키는 영혼의 운동으로 보았습니다. 사르트르는 『존재와 무』에서 감정을 “세계를 변형하는 방식”이라 설명합니다. 공자에게서 감정은 仁(인)의 표현, 곧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도덕적 감수성입니다. 그렇다면 의식도 윤리도 없는 기계가 진정한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요? AI는 표현을 모사하지만, 의도와 의미라는 다리를 건너지 못합니다.

 

 

측정과 이해의 간극

감정 인식 AI는 인간 지각의 경계를 넓혔습니다. 우리는 목소리의 떨림과 눈빛의 흔들림을 수치로 읽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측정이 곧 이해는 아닙니다. 중요한 과제는 감정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그 불가해함을 존중하는 설계입니다. 언젠가 AI가 모든 심박을 읽을 수 있을지라도, 그 심박의 의미를 들어주는 존재는 여전히 인간일 것입니다.

 

 

참고: Emotion AI/FACS·음성·생체신호 기반 정서 인식 개론, Baruch Spinoza 『Ethica』, Jean-Paul Sartre 『L'Être et le Néant』, 『논어』 관련 2차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