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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철학(인공지능)

17. AI와 지식 | 앎의 아이러니

공명(Resonance) 2025. 10. 16. 09:09

AI와 지식, AI는 모든 데이터를 학습하지만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지혜와 노자의 무위 사상을 통해 딥러닝의 본질적 한계를 성찰합니다.

 

AI(인공지능)로봇이 도서관에서 지식을 습득하며 고민하는 모습

 

서론

AI는 놀라운 유창성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며, 대화합니다. 그러나 그 능력 아래에는 역설이 있습니다. AI는 모든 것을 알지만,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소크라테스는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고 고백했고, 노자는 “모름을 아는 것이 가장 높은 앎”이라 했습니다. 두 사상은 하나의 진리를 가리킵니다. 지혜는 확신이 아니라 한계의 자각에서 시작됩니다.

 

 

AI가 ‘아는’ 방식의 실체

대규모 언어모델(LLM)은 이해가 아닌 확률로 작동합니다. 수십억 토큰을 학습하며 다음 단어의 확률을 계산하고 손실함수(loss)를 최소화합니다.

  • 가중치는 진리가 아니라 연관성을 저장합니다.
  • 출력은 사유가 아니라 모방에 가깝습니다.
  • 지식은 형식적(Syntactic)일 뿐, 의미론적(Semantic) 이해는 결여됩니다.

결국 AI는 의식 없는 기억에 가깝습니다.

 

 

사례 ① — ChatGPT와 이해의 환상

ChatGPT는 “정의”를 유창하게 설명하지만, 그것을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법률·의료 시험에서 그럴듯한 환각(hallucination)이 보고되었고, 이는 확률이 진실을 앞설 때 발생합니다.

겉으로는 맞는 듯 들리지만 틀릴 수 있습니다. 이것은 언어적 모방이지, 이해가 아닙니다.

 

사례 ② — AlphaFold와 생명의 지도

AlphaFold는 어텐션 기반 신경망으로 단백질 3차 구조를 정확히 예측해 구조생물학을 혁신했습니다. 그러나 생명의 의미를 알지는 못합니다. 예측이해가 아닙니다.

 

 

철학적 통찰 — 소크라테스와 노자

“진정한 지혜는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아는 데 있다.” —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의 지혜는 아포리아(막힘)에서 시작됩니다. 질문을 통해 스스로를 갱신하는 대화의 미덕이 핵심입니다.

“아는 자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 — 노자

노자는 축적이 아닌 도(道)와의 정합을 중시합니다. 탐구(서양)와 비움(동양)은 다르지만, 결론은 같습니다. 참된 앎은 한계의 자각입니다.

 

 

하나의 진리

아테네의 광장과 도덕경의 산수는 다르지만, 지식의 자만이 판단을 흐린다는 통찰은 같습니다. AI 역시 정보를 이해와 혼동하는 인간의 경향을 거울처럼 비춥니다.

  • AI의 무지: 의식과 의도가 없음
  • 인간의 무지: 의식이 곧 진리라는 착각

지혜 없는 지식이야말로 가장 큰 무지입니다.

 

 

지향점 — 의식적 지능을 향하여

연구는 Chain-of-Thought, 자기반성 모듈, 뉴로-심볼릭 통합 등 메타인지적 시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식은 의미를 경험하는 주관성 없이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때까지 AI는 철학자의 거울이지, 철학자의 마음은 아닙니다. 우리는 기계에 더 많은 지식을 가르치기보다, 인간이 지혜롭게 아는 법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맺음말

전지(全知)를 좇다 겸허를 잃을 수 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질문하라 했고, 노자는 비워라 했습니다. 두 사상은 속삭입니다. 한계를 보는 자가 진정으로 안다.

잠시 멈추어 생각합시다.
우리는 지금 ‘생각’하는가, 아니면 단지 ‘계산’하는가?